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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의 탁월한 씨리얼 선택기 4 2009.05.09

 

 

혼자 살게 된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일주일동안 먹을 식량을 구비해두는일이 여간 귀찮치않을수 없게되었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잘해먹고 지냈지만 요즘은 정말 포기상태다. 스트레스와 무기력함이 겹쳐서 뭔가 만들어 먹는다는것 자체가 고역인일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지난주에도 씨리얼을 샀는데, 또 탁월한 선택이었다.사실 지금까지 씨리얼은 세 번밖에 사질 않았다. 500g짜리 하나를 사두고 아침에만 먹으니 보통 일주일은 먹는다. 그리고 그 다음 일주일은 빵-주로 모닝빵이나 식빵-을 먹고, 어떨땐 곡물차-율무차, 호두영양차따위-등을 마시기도 하니까 잘해야 한달에 한번 정도 사는 꼴이랄까. 어쨌든 지금까지 내가 골랐던 씨리얼은 모두다 성공이었다.

 

사진 왼쪽이 딸기가 그려진 패키지가 맘에들어서 샀던 씨리얼1호 .Strawberry crisp!
(몰랐는데, 인기가 많은 상품이었나보다!)
우선 테스코의 씨리얼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나는 왠지 어매뤼컨냄새(ㅋㅋ)가 나는 테스코가
좋아보이는 콩깍지에 씌였던건지 모르겠다; 패키지디자인이 너무 맘에 들었고, 나는 워낙
딸기를 좋아하는데, 겉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 Oat clusters with real strawberry pieces
와우! 지쟈스! 정말일까.  패키지디자인에서 무한한 감동을 받은 나는 덥썩 사왔고, 집에와서 맛보기로 하나 집어먹는순간 뱉어버리고 싶었다. 쉩! 그렇다. 이건 정말 오트밀덩어리였다. 씨리얼은 우유와 함께 먹는것보다 생으로 주워먹는게 더 많은 나에게 그럴 수 없게 만든 씨리얼이었다. 텁텁한 오트밀도 좋다면 굳이 말리진 않겠다.. 하지만 이녀석 우유와 만나면 그렇게 달라질 수가 없다. 우유는 고소해지고, 퍽퍽했던 덩어리는 촉촉해지고(당연하겠지만) 그리고 정말 딸기 슬라이스도 있다! 건조딸기지만 우유를 만나면 그래도 새콤한 맛을 내는게 귀엽다. 게다가 오트밀이라는게 굉장히 배를 부르게 하는 효과가 있는지, 이걸로는 한그릇 이상을 먹어본적이 없다. 왠지 한그릇 먹고나면 못먹게 만드는 힘이 있달까. 먹고싶어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나의 최고의 씨리얼. 일단 주워먹질 못하고 끼니때만 정량으로 먹게되니 경제적이고 건강적이기까지하니까. 이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다음부터 여기 홈플러스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ㅅ; 다른 곳에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애석한 일이다.

 

두번째 골랐던 녀석은 크랜베리휘트.(얘는 사진이 없다;)
얘도 좋은데, 씨리얼이 조금 질기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우유가 변하지 않는다(?) 나는 씨리얼을 먹을땐 어떤식으로든 우유가 변하는쪽이 좋은데-초코우유가 되는 이유로 신봉했던 코코볼과 고소해지는게 좋았던 아몬드후레이크, 설탕우유가 되는 콘프로스트기본맛- 얘는 크랜베리 필링이 너무 건조하고 씨리얼 안쪽에 숨어 있어서 우유에 들어가도 필링맛이 안난다. 그래서 우유에 크랜베리 쨈을 조금 넣어서 먹었더니 대 만족!
내가 씨리얼먹을때 쨈을 넣고 먹었다니까 친구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이렇게 많이들 먹는데?
 

 

세번째가 우측의 보라색녀석.
아 이건 조금 난감하다. 맛있는데, 그냥먹기에 너무 좋아서 (나에게) 곤란하다.  처음에 뜯어보고서 깜짝 놀랐는데, 진짜 건바나나슬라이스-술안주로 잘 먹는그거-와 건포도가 왕창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씨리얼 자체도 고소하고 건포도가 왕창있으니.. 그냥 주섬주섬 손이 가서 한 2/5는 그냥 주워먹었던것 같다.아, 사과, 아몬드, 코코넛 등의 말린재료들이 더 있으나, 특히 많은것이 말린바나나와 건포도였다. 무튼, 테스코는 맛없으니 캘로그나 포스트것을 사라는 판매원의 말에 반항하듯이 사왔던터라 조금 걱정도 되었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아깝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또 다음번에 갔더니 안보이는 이 녀석...... 왜 내가 선택한것들은 다 없어지는건지. 공교롭게도 그것들은 예뻐서 패키지를 버리지 않은것들..그래서 볼때마다 더 슬프다 정말 ㅠ_ ㅠ

 -그 판매원은 그렇게 남의 상품을 깍아내리면서 팔고 싶은건지 궁금하다. 소비자의 취향을 존중하지 않는 그런 판매원이 판매원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 : (단호박뭐시기 후레이크를 가리키며) 저기, 이것만 가격이 없는데, 얼마인가요?
판매원 : 아, 그게 지금 xxxxx원정도인데 행사중이라 500원 할인 되세요.
나 : 아. 그래요.(들고있다가 내려놓고 보라색을 집는다)
판매원 : 어머, 테스코것보다는 이것드세요. 이게 훨씬 맛있어요.
나 : 음, 이건 맛이 없나요?
판매원 : 테스코건 한번 먹어보시면 다시 잘 안사세요. 포스트나 캘로그껄로 드세요~
나 : (어이없다는듯 판매원을 한번 쳐다본후) 아, 네..  (보라색을 들고 그냥 나온다)

사실 테스코의 씨리얼이 좋아진 이유는 단맛이 덜해서이다. 어렸을때 주로 먹었던 캘로그나 포스트의 것은 너무 달았던 기억이다. 요즘은 그쪽걸 먹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내가 먹었던 가장 최신의 것은 빅팝과 아몬드후레이크인데, 빅팝은 그냥 주워먹고; 아몬드후레이크도 그냥 주워먹는다;  씨리얼이라기보다 가공이 다 끝난 과자같기 때문이다. 그걸 먹을땐 몰랐는데, 테스코것을 먹다보니 그게 느껴졌다. 모름지기 씨리얼이란 '쌩으로 먹으면 맛없지만 우유와 함께일때 최고인것'이 아닐까 싶다.(뭐가 이리 거창해 ㅋㅋ)
특히 나처럼 그냥 주워먹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라면; 마지막으로.. 딸기크리스피 다시 들여놓았으면 좋겠다고 고객의 소리라도 남겨볼까 진지하게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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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의 바닥에 누워있는 스트레스라는 책은 보고 있는것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쌓일것같은 비쥬얼이다(낄낄)
하지만 내 스트레스를 좀 알고 싶고 해결해보고싶어서 빌려왔다. 읽다가 스트레스가 폭발하지만 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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