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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출근버스의 아저씨들은 다 어디로 간걸까 3 2008.10.06

천재이거나 바보이거나

from 이야기 2008. 11. 2. 22:36






천재이거나 혹은 바보이거나.
그 중간에서 아직도 서성이는 멍청이거나.

사실 그렇게 흑 아니면 백으로 구분되지 않는다는게 더 많다.

특별한 사람보다 보통인 사람이 많고,
평범하게 산다는건 생각보다 어렵다는것도 안다.

무슨 말을 쓰려는건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루종일 티비만 봤더니 정말 머리가 먹통이 된걸지도 모르겠다.


작업은 하지 않았고,적당한 자기 합리화를 했다.
오랜만에 긴 꿈을 꾸었고, 그 꿈때문에 그간의 꿈을 다 잊었다.
오늘 날씨가 어땠는지 모르겠고, 지난 일주일간 매일 외출을 했다.
질투심은 날로 커져가고, 그걸 쏟아내야하는데 적절한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것만 같고.
디에고 처럼 되어야하는데, 까미유처럼 될까싶고.
그건 내가 토해낼 곳을 잘못 찾고 있기때문이 아닌가 싶고,
그러려면 더 빨리 뛰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면서도 사실은 어디든 장소만 있으면 해낼것만 같은 마음은 여전하고.
그래서 한편으론 다행이고.


기차안에서 김밥을 먹고 속초에 가서 단풍을 보고파


쓸데없는 생각이 들땐 몸을 움직이라고 드라마속 할아버지가 그러던데 (긁적)
내일은 우리 동네에서 가장 긴 버스노선을 골라타고 한번 끝까지 가볼까.
카메라 고장 테스트해서 본떼를 보여주겠다는!(흥)
고장아니면 내 탓인데..........
병신되는건가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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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지, 눈이 엄청나게 많이 오던 날이었다. 때아닌 폭설과 무슨 탈주범 때문에 도로 통제가 일어나서 어쩔수없이 지각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날은 아마도 월요일 아침이었고, 버스는 유래없는 초만원 상태였다. 어느정도였느냐하면,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나의 주위로 빼곡히 사람들이 서있었고, 창문은 뿌옇게 김이 서려 한치 앞도, 바깥 풍경도 볼 수 없었다. 모두들 직장에 전화를 하느라, 그리고 체념하느라 앉아있는 사람도 서있는 사람도 힘든 그런 날이었다. 그때 그런 버스에 어떤 남자가 탔고, 뒤로 들어갈 구멍이 없었기 때문에, 앞에 겨우겨우 끼어있었다. 그리고선 뒤로맨 가방이 불편했던지 어깨에서 내려 바닥에 내려놓은걸 내가 들어줬는데, 그 다다음날 아침 버스에서 그 남자를 또 만났다. 세상에 나는 운명인가 싶었다(웃음) 그도 그럴것이 뒷자리로 들어가지 않고 맨 앞자리에 앉은 내 옆에 앉았으니까. 게다가 앉기 전엔 날 쳐다봤다고! (폭소)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그날 이후로 그 남자는 만날 수 없었다. 그리고 나도 아슬아슬하게 지각할듯한 버스대신 안전한 전철을 탔다.(눈물)


오늘 오랜만에 버스를 다시 탔는데, 그 일이 떠올라서 웃음이 났다.
그러고 보니 이 버스를 1년전에 처음으로 알게 되었더라. 벌써 그렇게 되었구나.
그런 생각에 빠져있는데, 또 옆자리에 어떤 젊은 남자가 앉는거다!(두둥) 앞에 자리도 많은데!.......는 뻥이고 무튼 앉았다. 난 음악을 듣고 있었고, 졸린 아침이었고, 이 남자도 졸린 아침이었다. 버스리듬에 맞춰 둘다 신나게 졸았다.
그렇게 졸린아침 둘이 만나면 어째서ㅅ 모양으로 기대고 자버리는걸까? 언제 봤다고. 하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나는 지금 무척 졸리고, 고개는 아프고, 괜찮으면 잠시만 빌립시다. 이런게 암묵적인 합의가 되는가보다. 그게 의식속에서 이루어진 상황이라면 뭐야 이 여자 하면서 밀쳐버렸을지도모른다!(갓뎀) 그렇게 또 버스에서 소설한편을 쓰고 내렸다.


집에 오는길에 그 버스를 또 타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아니, 아침에 그렇게 많던 젊은 아저씨들은 대체 퇴근버스에선 왜 보이지 않는거지?!
일찍 퇴근을 못하거나, 아니면 안하거나, 아니면 한잔하고 계시거나,,, 그런건가요?!
월요일임에도 유래없이 텅텅빈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데, 평소같았으면 헤드뱅잉을 하고도 모자랐을텐데, 한잠도 안자고 왔다. 내일 그 아저씨 또 만날 수 있으려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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