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깨는일

from 이야기 2008. 7. 20. 23:29


언제부턴가 새벽에 문득 깨곤 한다.
악몽을 꿨다던가, 딱히 잠이 깰만한 일이 있었던것도 아니고,
잠을 설치는것도 아닌데, 문득 그렇게 잠이 깨어서는
핸드폰을 확인하는것이다.
연락이 올것도 없는데 그렇게 확인하던 습관은 한동안 계속되었었다.
잠들기전 보낸 문자 한통에 답장을 기다리던 그때부터 그랬던가 보다.
요즘은 그렇게 깨는일은 거의 없다.
의식도 못할새에 가끔은 있지만..


소울메이트라고 생각했는데,
문자친구에 불과한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우리가 만날 수 없는 사람이라는걸 깨달았던 그때 부터였다.

그 이유가

내가 그 사람을 너무 나의 환상으로 버무려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서로가 서로에게 품고 있는 기대와 이미지가 너무나 크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그것보다 좀 더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 우리는 그저

만날 수 없는 사람 이기 때문이다.

그 이상의 이유는 없는것 같다.
만약 길에서라도 우연히 만나게 된다면 도망치고 말거라고 했던 적이 있다.
그말에 그 사람은 왜 도망치느냐고 반문했지만,
화색이 도는 얼굴로 웃지는 못하리라.
우리는 그런 사이니까

그저

마음으로 목소리로 생각으로 글로 교감하는것으로 만족해야하는
조금 슬픈 사이이니까.
만나는 순간이 마지막 순간이 될거란 생각이 드니까.
어쩔 수 가 없다.

연락이 잦지 않아도
늘 그 자리에 있을것만 같던 공간이 소리도 없이 사라져도
전화번호가 문득 바뀌어버려도

다시 번호를 알려왔고
메신져아이디를 알려왔고
그랬으니까

나와 그녀는 분명 만날 수 없으리라.
다만 작은 그 바다와 그 여름의 거리와, 조용했던 극장을 공유하고 있다는것만으로
괜찮다.


사실 다행인걸지도 모른다.
어느정도의 거리와
어느정도의 이질감과
어느정도의거짓과
어느정도의 환상이기에.


비가 온다
나는 미친년마냥 비가 좋다.


사무치게 외롭다던 그 대사가 머리에 떠나질 않는다.
나도 모르던 기억이 날 쫒고 있었을줄이야- 라던 그 대사가 머리에 떠나질 않는다.



여름방학은 벌써 시작했는데
내 마음은 그렇지가 못하다.
쓸쓸하기 짝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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